나에게는 오래된 친구들이 몇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국민학교 친구, 중학교 친구, 고등학교 친구, 그리고 대학교와 대학원 친구. 성격이 까칠해서 많은 친구를 사기지 못했지만, 그때 그때 마다 오랫동안 남아서 여운을 남기는 그런 친구들이 있다. 그런 친구들 중의 한명을 몇 년전에 어렵게 해서 다시 만난 적이 있다. 일본에서 근무를 마치고 마침 뉴욕에 있는 UN 본부로 근무지를 옮기는 차였다. 중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계속 함께 음악을 연주하면서 우정을 나누던 친구였는데, 대학을 졸업하고 나선 거의 20년을 만난 적이 없었던 친구였다. 뉴욕에 살면서도 바뻐서 겨우 3번 밖에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아프리카로 대사로 임명을 받고 부임지에 떠났다. 오늘 그 친구의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서 그곳의 삶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다. 전화가 바뀌여서 카톡이 되질 않아서 오랫만에 이메일로 긴 안부편지를 썼다. 외교관의 바쁜 삶 속에서도 꾸준히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하고, 책을 쓰고, 번역서를 내는 그 친구의 모습이 담겨있는 친구의 홈페이지를 보면서 언제나 처럼 삶의 모든 것을 누려보려고 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살아잇는 삶은 참 아름답다. 그런 친구를 둔 것을 감사한다.